번역이랑 별로 관계 없는 글

밀리시타의 새로운 시도. 트윈스테이지 이벤트는 어떻게 개선되었는가?

라인슬링 2020. 11. 19. 14:32

좋은 게임 시스템이란,
게이머의 안테나가 향하는 방향으로 플레이 한 것이
올바른 플레이로 이어지는 시스템이다.

 

 

2020년 3월, 밀리시타는 새로운 형식의 이벤트를 추가했다. 트윈스테이지라는 이름의 이 이벤트는 두개의 곡을 메인으로 삼는 이벤트였으며, 지금껏 시도한 적이 없는 참신한 방식이었다.

기존의 트윈스테이지 이벤트는 방식이 지나치게 난해했다. 처음 트윈스테이지 이벤트를 접한 사람들 입에서 이거 어떻게 하는거에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였고, 복잡한 공략이나 플로우차트를 보고 따라하게 만든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진짜 큰 문제는 이벤트를 이해하는 난이도가 아니었다.

시스템이 다소 복잡하더라도 게임을 많이 접해본 유저들은 게이머의 직감에 따라 어느정도 이벤트 시스템을 이해하고, 저마다의 방식대로 이벤트를 즐길 수 있었다. 문제는 효율이다. 시어터나 투어 이벤트와는 다르게 트윈스테이지 이벤트의 경우 시스템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플레이하면 크고 작은 비효율이 꾸준히 누적되는 형식이었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시스템을 숙지하지 않고 이벤트에 참여하면 손해를 보는 시스템. 이것이 옛 트윈스테이지 이벤트가 가진 단점이었다.

 

우선 옛 트윈스테이지 이벤트의 시스템에 대해 살펴보자.

트윈스테이지 이벤트는 투어 이벤트를 베이스로 삼는다. 즉 라이브를 플레이하거나 영업을 돌려 진척도를 쌓고, 진척도가 쌓이면 재화를 얻고, 재화를 소비하면 이벤트 대상곡을 플레이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벤트 곡이 3.0~5.0배 사이의 랜덤 배수로 정해진다던가, 5.0배수 고정 시스템이 존재한다던가 하는 점도 투어 이벤트와 동일하다.

트윈스테이지만이 가진 고유한 특징은 다음과 같다. 이벤트 대상곡인 두 곡이 각자 '텐션레벨'을 갖고 있고, 텐션레벨이 5의 배수가 될 때마다 '피버'가 발동한다는 점이다. 피버는 발동된 이벤트 곡에서 10배의 이벤트 포인트를 주는 트윈스테이지 이벤트의 가장 핵심적인 시스템이다. 한 이벤트 곡에서 피버를 발동시켜 라이브를 진행하고 나면, 반대쪽 이벤트 곡에 텐션레벨이 더 올라가는 '텐션 보너스'가 발동된다.

이렇듯 트윈스테이지 이벤트는 두 곡을 이벤트 대상곡으로 삼았기 때문에 두 곡을 균형있게 나누어 플레이 하는 것을 권장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있었다.

문제는 텐션 보너스가 증가하는 방식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수학적인 이해력이 조금 필요할 수도 있겠다.

텐션레벨이 높을 수록 텐션레벨을 올리기 위한 경험치 양이 증가한다. 그리고 텐션 보너스는 현재 레벨에서 다음 레벨로 올라가기 위한 경험치의 50%를 제공한다. 텐션 보너스는 최대 3회까지 중첩 가능하다. 같은 이벤트 곡만 계속 플레이 해서 세 번 피버를 띄우면 반대편 곡에 텐션 보너스가 3회 중첩되어 150%의 추가 보너스를 준다는 뜻이다.

텐션 보너스는 현재 레벨을 기준으로 보너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보너스는 레벨이 높을 때 받을 수록 좋다. 따라서 3회 중첩된 보너스를 한 번에 받는 것보다, 3회에 나눠서 받는 것이 더 유리하다. 세 번째에 받는 보너스는 처음 받는 보너스보다 텐션레벨이 오른 상태에서 받을 것이고, 그 경우 더 높은 수치의 보너스를 받기 때문이다.

또한, 레벨이 높아질 수록 텐션레벨을 올리기 위한 경험치 양이 많아진다. 피버는 텐션레벨이 5의 배수가 될 때마다 뜨기 때문에 점점 피버를 띄우기도 힘들어진다. 초반에는 체감하기 힘들지만, 후반에는 피버 자체가 레벨이 높아질수록 '귀한 기회'가 되는 셈이다. 따라서 초반부터 피버에서 재화를 2개 이상 사용하여 달리는 것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효율이 높은 플레이가 된다.

종합해서 내가 내린 결론은 "텐션보너스가 뜬 곡이 가장 우선순위가 높고, 그 다음이 10배수 피버 곡이다." 였다. 하지만 이 사실을 시스템에 대한 분석 없이 알아내기란 쉽지 않다. 하물며 초반에 텐션 경험치 요구량이 적어서 쉴새없이 양쪽 곡에서 피버가 터지고, x10배수 악곡에 보라색으로 불빛이 번쩍번쩍 들어와있으면 게이머의 직감에 따라 그 곡을 먼저 플레이하게 되지 않겠는가. 이런 점들이 사소하지만 꾸준하게 비효율을 누적시키는 시스템이었던 것이다.

나는 위와 같은 사실들을 종합해 다음과 같은 플로우 차트를 만들었고, 실제로 2020년 3월의 옛 트윈스테이지 이벤트에서는 이 방식으로 이벤트에 임해야만 최고 효율을 내는 플레이가 가능했다.

(여기서 말하는 최고 효율이란 어디까지나 스태미너당 이벤트pt 습득량을 말한다. 주얼을 우걱우걱 먹어가며 이벤트 상위권을 달리는 분들에게는 별로 의미 없는 이야기일수 있겠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2020년 11월. 데레스테와의 콜라보 이벤트를 통해 트윈스테이지 이벤트가 다시 나타났다. 지난 3월의 기억이 아직 남아있는 사람들은 우려도 많이 했지만, 직접 플레이 해 본 결과 트윈스테이지 이벤트는 많은 부분에서 개선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우선 사용되는 용어의 개선. 피버와는 또 별개로 존재했던 텐션레벨이나 경험치등의 시스템이 깔끔하게 '피버'와 '피버 게이지'로 바뀌었다. 이제는 그냥 피버 게이지를 채우면 피버가 발동하는 시스템. 직관적이어서 좋다. 위에서 언급하진 않았지만 텐션레벨은 보컬, 댄스, 비주얼별로 3속성마다 또 각자의 레벨을 가지고 있어서 정말 말도 안되게 복잡한 시스템이었는데, 이 수치들을 깔끔하게 '피버게이지' 하나로 나타낸 것이다.

가장 결정적인 변경점은 보너스의 수치를 절대값으로 변화한 점이었다. 이번에도 이벤트 곡 피버를 치면 반대쪽 곡에 보너스를 주는 방식은 동일하지만, 그 보너스가 +5 포인트로 고정되어있다. 예전에는 가능한 빨리 보너스 악곡을 플레이 하는 것이 이득을 보는 시스템이었다면, 지금은 보너스가 뜬 곡을 플레이하면 동일한 보상을 주니 아무 때나 플레이 해도 되는 시스템으로 바뀐 것이다. 정확한 공략을 숙지하고 우선 순위를 명확하게 잡지 않으면 손해를 보던 과거의 모습에서 개선된 모습이다. 게이지 상승량이 현재 레벨에 비례하는 수치를 주던 것에서 고정된 수치를 주는 것으로 바뀐 것만으로도 이렇게 큰 변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이제 트윈스테이지 이벤트는 게이머의 직감대로 골라 플레이하면 그게 거의 효율적인 플레이에 가까워지는, 편리하고 이상적인 방식이 되었다.

물론 두 개의 이벤트 곡 중에서 한 곡만 계속해서 플레이하는 경우 큰 손해를 입는 시스템인 점은 여전하다. 하지만 트윈스테이지라는 이벤트의 특성상 두 곡을 균형있게 플레이하기를 권장하는 것은 당연하고, 시스템적으로도 자연스럽게 그런 플레이를 유도하기 때문에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도 피버 게이지 요구량이 늘어나면서 시도때도 없이 피버가 뜨는 모습을 보게 되는 일이 전보다 줄어들었다는 점, 이벤트덱 보너스를 폐지하면서 소지 카드와 관계 없이 같은 포인트를 획득 할 수 있게 한 점도 마음에 든다. 후자의 경우 콜라보 이벤트로 유입되는 신규 유저들이 불리한 위치에 서기 때문에 폐지한 것으로 보이지만, 앞으로도 없는 방향으로 가기를 희망한다.

 

 

 

밀리시타는 서비스 만 2년을 넘어 3년차에 돌입한 2020년에서야 드디어 새로운 이벤트 형식인 트윈스테이지와 튠이 추가되었다.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점 자체에 우선 나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영원히 시어터랑 투어만 반복하다 끝날 줄 알았는데.

특히 트윈스테이지는 첫 이벤트에서 느꼈던 불편한 점이나 불합리한 시스템이 많이 개선된 모습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럽다. 앞으로 변화할 밀리시타에 대해 조금이나마 희망적인 기대를 품게 해 주는 좋은 신호였다고 본다.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