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이랑 별로 관계 없는 글

번역 글의 가독성을 확보하라! / 오피스 매크로를 활용한 작업 방식

라인슬링 2020. 9. 17. 02:20

그냥 썸네일에 마츠리를 넣고 싶어서


이 블로그에 어느새 20개월 넘는 시간 동안 900개 이상의 번역 글이 업로드 되었다. 대부분이 대본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캐릭터의 대사가 번역의 메인이 되었다. 그러다보니 예전부터 가독성을 높여보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왼쪽이 가장 처음 올린 글이다. 색깔은 하나도 없이 텍스트만 들어갔지만, 그래도 소제목을 굵은 글씨로 구분하는 등의 기초는 이 때도 비슷했다.

하지만 역시 보다보니 가독성이 딸린다는 느낌이 확 들어서 약간의 업그레이드를 취한 것이 오른쪽의 두 번째 버전이다. 소제목에 색을 넣기 시작 했다. 여기서도 그냥 색을 넣은 것은 아니고 메인 커뮤나 카드 각성 커뮤처럼 주인공이 있는 경우엔 그 캐릭터의 퍼스널 컬러를 가지고 색을 넣었다. 하지만 여기까진 가독성 문제라기보다는 그냥 디자인적인 측면에 가까웠던 것 같다.

그래도 이 정도까진 그냥 매번 업로드 할 때마다 직접 색을 입혀주면 그만이라 별로 손이 많이 가는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다음 버전.

이 때부터 캐릭터별 대사에 각 캐릭터의 퍼스널 컬러를 가지고 색을 넣으며 구분을 하기 시작했다. 확실히 훨씬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여기부터는 매번 색을 수동으로 입히려면 상상을 초월하는 노가다가 필요하다. 그래서 이 부분을 자동화 하기로 마음 먹었다.


나는 Microsoft Word를 사용해 번역물을 적은 뒤 그걸 복사해 티스토리 입력창에 붙여넣는 방식으로 업로드를 하고 있는데, 이 때 미리 대사에 색까지 입힌 뒤 그대로 복사를 하고 있었다. 색을 입히는 방법은 워드의 매크로를 사용했다.

대강 이런걸 캐릭터별로 52개 만들고 매크로 버튼을 눌러 한 방에 적용시키면 된다.

워드의 찾아 바꾸기 기능에서 서식까지 바꿔 줄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하는 것.

아무튼 52명에다가 미사키와 코토리, 프로듀서에 사장까지 넣다보니 (나중에는 시이카와 레온도 추가했다.) 일일이 색 코드를 다 입력하는게 엄청 귀찮았지만, 이런 자동화 시스템은 한 번 만들어두면 그 다음부터는 버튼 한 방에 해결 할 수 있지 않은가. 이 시간과 노가다는 미래를 위한 가치있는 투자였다.

하지만 위의 캡쳐를 보면 알겠지만 유키호처럼 퍼스널컬러 색이 옅은 캐릭터들은 이름이 잘 안 보이는 문제가 있었다. 물론 퍼스널컬러와는 다르지만 적당히 가까우면서 가독성이 좋은 색으로 바꾸는 방법도 있었지만, 기왕이면 고유 색을 살리고 싶지 않은가. (특히 로코 이름이 잘 안 보이지 않는가!)



그래서 생각해낸 방법이 캐릭터의 퍼스널 컬러를 배경색으로 넣는 것이다. 그럼 로코유키호처럼 퍼스널컬러 색이 옅은 캐릭터도 자기 색을 완벽하게 살릴 수 있게 된다.

다만 문제는 워드의 찾아바꾸기 기능이 배경 색을 바꾸지는 못한다는 점이었다. 정말 많은 방법을 뒤져봤지만 마땅한 방법이 없었다. (내가 못 찾았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다음으로 생각 해 낸 것이 HTML을 일괄적으로 수정 하는 것이다.


조금 복잡하긴 했지만 결국 이런걸 만들었다.

"로코_" 라는 단어를 보면 그 단어를 기준으로 앞뒤를 span 태그로 감싼 다음 span 태그 안에서 style을 주는 방식으로 배경색을 준 것이다.

그냥 "로코"에 붙이는게 아니라 "로코_"에 붙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대사 중간에 캐릭터끼리 이름을 부르는 곳에서도 배경색이 입혀지지 않도록 구분을 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저걸 이제 캐릭터 수 만큼 복사해서 각자 퍼스널 컬러에 해당되는 컬러 코드로 변환 해 주는 지루한 과정을 거친다.

여기까지 매크로 작업을 해 두면 끝이다. 작업 과정은 아래와 같다.


좀 허술한 방법이긴 하지만 어쨌거나 방법을 찾아냈다는 것 자체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 아무튼 이렇게 해서 캐릭터 대사 앞에 캐릭터별 고유 컬러를 입힐 수 있게 되니 훨씬 나았다. 구분도 잘 되고, 개성도 있고.



앞으로 또 어떤 방식으로 개선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가능한한 더 나은 방법으로 컨텐츠를 즐길 수 있는 방향이 되기를 바란다.